메인홈페지
전체글등록 : 1,523
|
|
“ 세상에 단 하나 뿐인 친구 같은 엄마 ^-^* ”
저는 지금 아빠와 엄마랑 삼촌집에서 살아요. 얼마 전까지 우리집이 있었는데 그만 불이 나 타버렸거든요. 엄마는 아니라고 하시지만, 옆집 아줌마가 그러시는데 아빠가 술취해서 홧김에 불을 내신 거래요. 저도 믿고 싶진 않지만, 아무래도 아빠가 그러신게 맞은 거 같아요. 아빤 종종 술을 드시면 정말 무서워 지시거든요. 한번은 엄마를 때리는 바람에 제가 막 매달려서 못하게 했어요. 아빤 술만 안 드시면 정말 저에게 잘 해주세요. 제가 바라는 거 다 해주시겠다고 하세요. 근데 제가 제일 바라는 건 아빠가 술 안 드시는건데, 아빤 그걸 모르시나봐요. 아빠가 술을 많이 드시면 엄마는 저를 데리고 찜질방엘 가세요. 거기서 자고 새벽에 집에 오면 아빤 잠 들어 있거든요. 아빤 식도 협심증인가 하는 병이 있어서 석 달에 한번씩 병원에 가서 수술울 해야 해요. 그런데도 자꾸 술을 찾으시니까 너무 속상해요. 삼촌집에서 생활하는 게 좋은 점도 하나 있어요. 삼촌 때문인지 아빠가 술을 많이 줄이셨거든요. 그럴 땐 아빠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 기분이 좋으면 아빠와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러요. 우리 아빠는 노래를 참 잘하세요. 아빠와 엄마는 트럭을 가지고 돌아다니며 떢볶이와 오뎅을 파세요. 요즘처럼 겨울이면 손님이 많지만 여름이면 아침에 나갔다가 금새 돌아 오셔야 해요. 엄마를 빨리 볼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그럴 때면 엄마가 밤새도록 한숨만 쉬시기 때문에 안 좋기도 해요. 저는 학교에 가는 게 너무너무 좋아요. 애들이랑 놀기도 하고 태권도 학원도 같이 가고.... 이번에 한자쓰기랑 컴퓨터 타자 연습에서 상까지 탔는걸요. 다른 아이들처럼 학원 여러 개 다니고 싶지는 않아요. 엄마는 괜히 미안해 하시지만 전 태권도하는 게 제일 좋은걸요. 참, 태권도 보다 더 좋은 건 엄마에요. 우리 엄마는요, 저보다 키가 작아요. 앉아 있으면 아무도 모르지만 일어서면 저보다 조금 작아요. 엄마는 어렸을 때 척추이상으로 수술을 받았는데 그게 잘못돼서 그때부터 키가 자라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도 전 아무렇지도 않아요. 나랑 비슷한 체격의 엄마랑 다니면 꼭 친구랑 다니는 거 같거든요. 동네 아저씨, 아줌마들은 다들 엄마 칭찬을 하세요. 제가 보기에도 엄만 칭찬받을만 해요. 그렇게 나를 예뻐하시는 아빠도 무섭게 변하면 저는 피하고 싶기만 한데. 엄만 아빠를 많이 이해하시고 챙기시거든요. 아빤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큰고모 밑에서 자라셨대요. 어렸을 적 고생을 너무 많이 하셔서 술만 먹으면 그때 생각이 나 그러시는 거라고, 그래서 우리가 아빠를 이해해야 된다고 엄마가 그러셨어요. 그래도 아빠가 술은 좀 그만 드셨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커서 훌륭한 과학자가 되는 게 소원이었는데, 이제는 아빠가 술을 안 드시고 우리가 살 집이 다시 생겼으면 하는 게 제 소원이 됐어요. 며칠 전에 엄마가 제 통장을 가지고 은행에 가시면서 계속 우셨거든요. 그 통장에는 그동안 저를 도와 주시겠다는 분들이 보낸 돈이 전부 들어 있었어요. 엄만 나중에 제가 커서 대학교에 들어갈 때 쓸 거라고 제 앞으로 들어온 돈은 몽땅 다 저축하셨거든요. 근데 이번에 집이 없어지면서 그걸 꺼낼 수 밖에 없었나봐요. 그래서 엄마에게 제가 커서 돈을 많이 벌면 대학도 가고 엄마, 아빠에게 좋은 것도 많이 해 드리겠다고 했지만, 계속 우시는 바람에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오늘은 정말 신이 나는 날이에요. 모처럼 엄마랑 같이 밖에 나왔으니 까요. 엄만 친구들이랑 어울리라고 하시지만, 전 엄마랑 있는 게 더 좋아요. 왜 냐구요? 에이, 얘기 했잖아요. 엄마랑 나랑 체격이 비슷해서 친구같다구요. 그리고 엄만 혼자서는 버스도 잘 못 타세요. 어딜가나 제가 이렇게 엄마 옆에 꼭 붙어 있어야 돼요. 친구도 그런 거잖아요. 서로 도와주는 게 친구잖아요. 엄만,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주예요! *글/오민정 *도움 주실분/한국복지재단 중탑종합사회복지관 이재은 *연락처/031)706-0167 |
| 
|
 게으른 세상 ^^ |
 막걸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