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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 쪽집게 일기예보 ”
경칩은 땅 속의 벌레가 겨울잠에서 깨어나 꿈틀거리기 시작한다는 24절기 중의 하나이다. 경칩하면 개구리가 연상된다. 이 무렵 사람들은 양지바른 논이나 냇물에서 개구리알을 찾아 먹기 때문인 것 같다. 경칩에 개구리나 두꺼비의 알을 먹는 풍습은 그 알을 먹고 몸을 보신하려는 것이 아니다. 탈피와 갱생을 되풀이하는 동물의 알을 먹음으로써 불로장생을 누릴 수 있다는 원시 신앙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농경민족은 대체로 개구리를 먹지 않는 반면, 유목민족은 이를 먹는 습성이 있다 한다. 개구리에 대한 이미지는 동양과 서양, 나라마다 약간씩 다르다. 이집트에서는 '원초의 여신'으로 상징되어 창조와 풍요를 나타낸다. 매일 아침 물속에서 떠오르는 태양의 탄생을 돕는다 하여 산파의 여신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집트 신화에서는 이 세상의 시조로 숭배되는 신을 뱀과 개구리로 형상화하였다. 개구리는 태초의 물에서 저절로 생겨난 양서류로 이 세상의 원천적 힘을 잉태시키는 여근을 상징하기도 한다. 나일강의 범람 때 미리 나타나는 작은 개구리들은 풍요를 알리는 사자로 여겨진다. 서양에서의 이러한 긍정적 이미지와는 반대로 허영, 거짓, 어리석음 등의 부정적 이미지도 있지만, 동양인들이 가지는 이미지보다는 긍정적인 것 같다. 중국사람들은 괜히 성을 내거나 투덜거리는 것을 우와지노(雨蛙之怒), 즉 비오는 날 개구리가 성내는 소리 같다고 하고, 서로 헐뜯기만 하는 의논을 개구리와 매미 소리에 비유하여 와명선조(蛙鳴蟬○)라 한다. (조가 표기되지 않아 ○으로 대신해 넣었습니다. 해당 한문은 떠들썩한 조 라고한다.) 우리 속담은 과거에 가난하고 보잘것 없던 사람이 지난 날을 잊고 잘난체 할 때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을 못한다"고 한다. 또 건망증이 심한 것을 "개구리 정신"이라 하고 소견이나 식견이 족읍 사람을 "우물 안의 개구리" 라면서 부정적인 뜻으로 쓰고 있다. 비오는 날 슬피 울어야만 하는 청개구리 우화는 대표적인 부정적 상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개구리는 물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고대 중국에서는 북에 개구리를 그려 비를 부르는 의식에 사용하였다. 북을 두드려 그림 속의 개구리를 울게 하고, 울리는 북소리는 천둥과 같으므로 비를 내리게 한다고 믿었다. 이렇게 고대 중국인들은 개구리를 물과소리의 동물로 인식하였던 것 같다. 우리 속담에도 "개구리가 울면 비가 온다", "개구리가 처마 밑으로 들어오면 장마진다" 와 같이 개구리가 비를 예견한다고 보았다. 개구리는 선조들의 기상예보자 구실도 했다. 개구리가 높은 나뭇가지에 오르면 비가 올 것을 알고 해가 떨어지자마자 그 울음소리를 멈추면 이튿날 새벽에 서리가 내릴 것으로 알았다. 우리 선조들은 저녁에 개구리 울음소리가 빨리 멎을수록 그 멎는 속도에 따라 기온이 내려갈 것을 예상했으며 깊은 동면을 준비하면 추운 겨울을, 얕은 동면을 준비하면 따뜻한 겨울을 예비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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