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천 개구리 축제 제한 유감 2009년 2월 10일 강원도민일보 기고문 ”
지난해 농사를 마친 농부들의 마음이 영하의 겨울을 지나기엔 너무나도 무겁다. 풍년농사를 지었으면 풍년가를 불렀어야 옳았을 일인데 풍년농사를 지어놓고도 빚에 허덕이며 울상이 되어 있는 농촌이 30년 전 농부의 눈으로 보면 이해하기 힘든 현상일 것이다.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신통한 일이 없어 한숨만 쉬어대다 긴 겨울동안에 무언가 소득원을 찾아보자는 고뇌로 이곳 산촌마을 젊은 농부들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합하여 개구리가 서식하기 가장 좋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개구리축제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농가 소득원을 촉진시켜가려는 행사로 시작하게 되었다. 홍천강의 발원지이며 전국에서 제일 큰 무궁화나무가 서식하는 하늘아래 첫 동네의 이미지를 개구리로 부각시켜 청정이미지로 승부를 걸어보자는 것이 이 지역 젊은이들의 각오였다. 그런데 이것이 첫 발자국을 떼어놓자마자 행정당국으로부터 제동이 걸렸다. 환경부의 견해가 양식한 개구리 시식이 불법한 행위는 아니라하더라도 보호정책에 대한 오해 우려와 미풍양속에 부합되지 않으니 다중이 모이는 장소에서의 개구리 취급행위를 자제해 달라는 것이었다.
이 사회는 엄연한 법치국가인데 법으로 규정되지 아니한 미래에 예상되는 행위를 불법의 가능성을 이유로 자제하라거나 못하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여겨지는데 이를 빌미로 하지 말아달라는 협조사항으로, 시골 젊은 농부들의 소득원 개발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납득하기 힘든 행정행위에 발목이 잡혀 갈팡질팡 헤매다가 개구리 없는 개구리 축제를 마치 죄 지은이의 모습으로 개최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개구리 축제장에서 개구리 요리가 없는 행사는 단팥 없는 찐빵이 되어 미력한 힘으로 불러모아온 관광객들이 개구리 요리를 먹으러 시내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을 하면서 불만을 토로하기 시작하였다. 개구리축제장에 개구리 요리가 없다보니 많은 관심을 가지고 모여온 관광객들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 격이 되고 말았다.
법으로 허용된 부분을 통제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농민의 현 실정을 직시하고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잘 살아보려는 마지막 몸부림 같은 축제로 살길을 찾아보려는 이들에게 행정기관이 법의 범위 내에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안내하며 소득원을 키워줄 생각보다는 만약의 경우만을 염두에 두고 통제만을 무기로 억압을 하는 행위는 구시대적 발상이요, 관치주의 행정이라 아니하겠는가. 지방자치가 뿌리 내린지 20년이 다 되어가는 작금에 역지사지하는 열린 마음의 행정행위가 보여 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면 아쉬움이 크다.
영동지역 수계종인 산천어를 활용 세계적인 겨울축제로 키워 낸 화천군의 열린 모습을 보면서 농부들에게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공직자의 모습으로 다가가 법이 정해준 테두리 내에서 멋진 축제를 해 보라는 격려의 목소리가 들려오기를 기다려 본다.
심형기·홍천개구리축제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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