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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구리의 추억-수필 ”
지난해 나는 어떤 친구에게 지독하게 신세를 졌다. 너무 고마워 몇번이고 같이 식사하기를 청했는데 매번 거절을 하는거다. 하여 "도대체 넌 뭘 좋아하니 ?"하고물었더니 글쎄 개구리란다. '개구리? 아직도 개구리를 식용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니 미친놈일세 하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지만 생각해보면 개구리가 우리의 식탁에서 모자란 영양성분을 보충해주던 시절이 오래되지 않은 날에 있었다. 우리집은 강원도 산골에서도 하늘아래 첫 집이었다. 형제자매는 넘쳤지만 남의집 아이는 구경조차 할 수 없었던 곳에서 우리의 유일한 친구는 산과들 뿐이었다. 지금이야 먹을게 넘쳐나지만 쌀밥 구경 한번 제대로 못 하였고 그 흔한 고등어조차 일년에 고작 두번정도 먹는게 전부였던 우리에게 개구린 별 투자없이 얻어낼 수 있는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더구나 집 옆에는 조그마한 개울이 있었는데 여름엔 훌륭한 놀이터였고 겨울엔 훌륭한 개구리 은신처였다. 노란 양동이를 들고 가서 모래흙을 파내면 알이며 밥이 가득 든 개구리가 채 한시간도 안돼 양동이에 가득채워진다. 너나 없이 개구리를 먹던 시절이다보니 징그럽다거나 불쌍하단 생각은 애시당초 하지도 않았고 간식하나 제대로 없던 시절이니무쇠솥 가득 끓였어도 한끼 식사면 그 한 양동이도 뚝딱이었다. 그땐 그게 당연했고 참 맛있었다 그래도 개구리는 넘쳐났고 생태계파괴니 어쩌니 하는건 정말 생각조차 안했었더랬다. 그런데 이제 누군가 개구리 얘기를 하면 구역질부터 나고 잡으면 붙들려 간다는 생각에 움츠러든다. 우리의입맛이 변한게 아니라 생각이 변한 탓일게다. 없었던 시절의 토끼고기나 개구리 고기는 우리의 영양식이었고 구휼미였다. 이제 세상이 만들어준 그 어떤 음식을 먹은들 우리가 그때 구워서,삶아서 지저서 먹던 그 개구리처럼 훌륭한음식이 있을까 봄마다 창가에 울려 퍼지는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고 개구리고기를 주식처럼 먹으며 유년시절을 보냈던 우리에게 개구리는 추억이고 그리움이고 고마움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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